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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길만 넓히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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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3-05 11:02 조회1,8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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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학생모임 까치밥과 함께 하동19번 국도 확장 반대를 위한 연대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하동지역의 주민들이 하동의 아름다운 섬진강과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주체로 만들어진 이번 행사는 도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함께 다녀온 배만호 기자님의 기사를 대신합니다. 펌)   나는 버스를 타고 19번 국도를 달리며 학교를 다녔다. 중학생이던 1980년대 말경에 하동에서 화개 사이에 벚나무가 심어졌고, 그렇게 심어진 벚나무는 쌍계사 십리 벚꽃길과 함께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동군 악양면의 산골 동네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어린 시절 차 멀미가 심해 버스를 타면 언제나 창가에 앉았다. 창가에 앉아 지나는 산을 바라보면 멀미가 더욱 심해 언제나 강쪽에 앉아 다녔다. 그렇게 바라보는 섬진강은 언제나 말없이 흐르기만 했고, 햇살에 비친 은빛 강물은 눈이 부시게 황홀했다.

봄이면 벚꽃 구경을 위해 사람들과 차량이 몰려 들었고, 벚꽃이 지고 나면 배꽃을 보러 찾아왔다. 그렇게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하동 사람들이 입는 피해는 컸다. 소비로 이어져 수입을 얻게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은 일부 상가들 뿐이지 대다수의 주민들은 농사철이 시작되는 봄에 차를 타고 놀러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화를 삭일 뿐이었다.

1990년도 중반경에 섬진강가에 펼침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섬진강, 이대로 영원히 흐르고 싶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보며 고등학교를 다녔다.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말도 있었다. 아름다운 길을 그대로 보존하자는 일부 목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도로확장문제는 잠시 조용해졌다.

하동에서 나고 자란 나는 하동을 떠나 살게 되었고, 자연스레 고향 소식이 뜸해졌다. 하지만 바람결에 들리는 고향 소식은 결코 반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다시 도로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는 예산안과 계획안까지 나왔다. 도로 확장이 사실화된 것이다.

삼일절 날에 고향 소식을 듣고 방 안에서 뒹굴 수도 없고 하여 두 시간을 달려 고향으로 갔다. 섬진강가에 있는 평사리 공원에는 하동 주민들과 지리산생명연대, 진주와 광양환경연합 회원들과 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모여 있었다.

19번 국도를 지금 모습 그대로 물려주자는 생각에 나도 그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하였다. 평사리공원에서 하동읍까지 약 9km 구간을 걸어가며 섬진강과 19번 국도를 몸소 느껴 보는 행사였다. 부모를 따라 나선 아이들도 봄날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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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펼침막을 들고 약 9km거리를 걸었습니다.
ⓒ  배만호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cafe.daum.net/sumjinsalang)'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은 나무'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은 이렇게 말한다. "2차선 도로만으로도 충분한데, 일년에 벚꽃이 피는 며칠 동안 차량이 밀린다며 2000억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을 왜 낭비하냐"고.

특히 만지배로 유명한 19번 국도에 붙어 있는 상인들의 반대도 거세다. 길가에서 전체 생산물의 절반 가량을 판매하고 있는 주민들은 "4차선으로 도로가 확장될 경우 생존권을 침해 받는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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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도 신나게 걸었습니다. 이미 측량이 끝났는지 말뚝들이 꽃혀 있었습니다.
ⓒ  배반호
반면 찬성하는 주민들도 많다. 길이 넓어지면 이동시간이 짧아지고, 생활의 편리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편리라는 이름으로만 생각할 수도 없다. '하동'하면 떠오르는 19번 국도를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길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상윤(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사무국장)은 행사를 마치며 참가한 회원들에게 간절한 당부를 하였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섬진강을 지금 이대로 물려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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