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할머니들을 거리로 내몰았는가? - 함양 골프장 반대 주민 집회 - > 공지/성명/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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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할머니들을 거리로 내몰았는가? - 함양 골프장 반대 주민 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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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2-05 17:08 조회2,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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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일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 노인들이 대거 거리로 나섰습니다.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백운산으로 둘러싸인 함양. 산 높고 골 깊은 농촌이라 평소에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어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의아해질 정도로 많은 분들이 추위에 몸을 웅크리면서도 모여들었습니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노인들이 집회에 참가하여 주먹을 흔들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결코 짧지 않은 거리를 행진하였습니다.

 

 골프장을 반대하기 위해서입니다. 함양군은 세수 증대라는 미명 아래 많은 골프장을 유치하려 하면서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강행하고 있어 주민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 저기 300만 평의 자연을 파헤쳐 130 여홀의 골프장을 만들면서 그 계획을 제대로 공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고 있는 최근에도 기존에 알려진 곳 외에 서상면 상남리 일대에 골프장을 짓기 위해 군에서 직접 돈을 들여 비밀리에 환경영향 평가를 요청한 사실이 뒤 늦게 알려졌져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더 많은 곳에 골프장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기도 합니다.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으로 둘러싸인 고장이라 어디라 할 것도 없이 모두 자연이 아름다우며 골프장 예정지는 함양에서도 특히 자연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작은 고장에 130 여 홀의 골프장이 한꺼번에 들어선다면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당연하고 골프장 영업도 적자를 면키 어려울 텐데도 골프장을 세우겠다는 업체가 많은 것은 골프장을 핑계로 각종 혜택을 받아 용도를 변경한 뒤 다른 용도로 비싼 값에 팔겠다는 일종의 기획부동산 업체의 숨은 의도가 있지 않나 주민들은 의심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다곡 지구에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함양군과 투자 협약을 체결한 업체는 창원 등지에서 아파트 분양 들을 대행해온 부동산 업체입니다.

 

  이날 집회에서 주민들은 ‘군수 퇴진’이라는 구호를 내세웠습니다. 3년 동안 반대 집회를 수차례 하였지만 농사만 짓고 살아온 순박한 농민들이라 군수 물러나란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골프장 계획이 취소되기는커녕 주민들 몰래 더 확대되자 군수 퇴진하란 구호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작은 체구의 한 할머니는 사회자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마이크를 달라고 하더니 “군수 물러가라.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며 울분을 토해 쓰러지시지 않을까 걱정되는 주민들이 말려 겨우 마이크를 놓기도 했습니다. 집회를 진행한 민주노동당 함양위원회 김현태 부위원장은 ‘작년, 주민들이 도와달라고 왔을 때만 해도 보상비를 좀더 높게 받자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몇 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주민들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농사가 돈이 안 되고 보상비를 받으면 목돈을 쥘 수도 있지만 이분들은 정말로 마을을 떠나기 싫어서이고 천만금을 주어도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이다.“라 했습니다.

 

  지곡에서 온 한 할아버지는 “도로를 내겠다고 땅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저수지를 만든다고 마을을 떠나라는 것도 아니고, 부자들 놀이터 만들기 위해 마을을 떠나라니...... 개인 업자 돈 벌이 하려고 땅을 내 놓으라니 원 이런 세상도 다 잇단 말이요?” 라며 슬픔과 분노가 함께 담긴 눈으로 군청을 쳐다보았습니다. 군수 만나자며 청사로 들어가려다 경찰의 힘에 밀려난 한 할아버지는 “군수가 우리 주민을 만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고, 얼마 전에는 골프장 추진을 맡은 아무개 과장이 군수와 주민이 만나는 자리를 며칠 내에 꼭 마련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해 놓고 군수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날도 주민들이 군수를 만나겠다며 군청 마당에서 밥을 먹는 사이에 군수는 청사를 몰래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대도시에 세워지려던 골프장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반대 운동도 전국적 여론의 힘을 받습니다. 그래서 종종 그 계획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용한 시골이라 전국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이를 알고 있는 군수는 주민들의 요구에는 모로쇠로 일관하며 한편으로는 골프장 대상 주민들과 일반 군민들 사이에 이간질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군청 마당 귀퉁이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자 추석 맞느라 바쁠 때를 이용해 천막을 철거해 버리고 노천에서 농성을 하자 어용 단체를 동원하여 장기 집회 신고를 하여 농성마저 못하게 했습니다. 물론 그 어용 단체는 집회 신고만 해 놓고 단 한 번도 집회를 하지 않았습니다.

 

  함양 군수는 환경 문제로 다른 지역에서 쫒겨날 처지에 놓인 유리섬유 업체를 유치하며 치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하더니 이번에는 도색 과정에서 매우 심각한 공해를 배출하는 조선 관련 업체를 유치했습니다. 바다 가까이 있어야 할 조선 관련 업체가 함양까지 온 것도 그 지역에서 공해를 배출하여 쫓겨날 입장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공해 업체가 들어서는 지역은 농산물 가공 공장을 세우는 용도로 개발 허가를 받은 뒤, 용도를 변경하여 공해 배출 업체를 유치했다고 합니다.

 

  골프장이 들어서려는 곳과 조선 관련 업체가 들어서려는 곳은 모두 농민들이 ‘파프리카’, ‘딸기’ 등 친환경 농업으로 농촌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들어서면 친환경농업이 인정이 취소되게 된다고 합니다. 함양군은 “1억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를 100 가구 이상, 100 살 이상 인구를 100 명 이상”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100+100’운동을 내세워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에 의하면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 합니다.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상당한 소득을 올리던 일부 농가에 많은 자금을 대 주어 1억 이상의 소득을 올리게 되었다, 다른 농민들도 노력하면 된다는데 모든 농가에 그 농가처럼 돈을 대주면 되겠지.”라며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실제로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농가로 언론에 소개된 한 양돈 농민은 시설비의 반을 군에서 지원해 주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시 행정에 의한 고소득이나마 골프장이나 공해 업체 때문에 어렵게 되었고 일반 농민은 농촌을 떠나는 것밖에 방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보상비 조금 받아서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다른 땅을 살 수도 없고 도시에 전세방 하나 얻으면 그만인데 어떻게 살라는 말이야!”며 한숨 짓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절규에 군수는 뭐라고 답을 할런지요. 주민들을 만나주기라도 해야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 볼 수 있을 텐데, 찾아가는 행정은 고사하고 주민들이 찾아올 때마다 도망이나 다니니 아마 함양 주민들은 군수의 답을 듣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미디어 다음 항의하러 가기
http://agoraplaza.media.daum.net/petition/petition.do?action=view&no=24585&cateNo=241&boardNo=2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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