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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병든 마음을 치료해줄 농촌, 골프장 말고 다른걸로 개발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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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9-06 15:43 조회1,7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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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병든 마음을 치료해줄 농촌, 골프장 말고 다른걸로 개발하면 안될까요?
  
 
지난 3일 함양 서상 오산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가을을 알리는 푸른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맑았습니다. 오산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코끝에서 전해지는 맑은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듯, 코를 벌렁거리며 '흠뻑흠뻑' 욕심내어 마셨지요. 풍수지리를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마을 뒷산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려주고, 멀리보이는 저 산과 들은 넉넉한 가슴을 키워줄 것 같습니다.

함양 대남리 산 134번지 일원에는 함양군에서 지정한 “개발촉진지구 개발계획”이 있는곳입니다. 느닷없는 이 결정에 대남리 일대에는 “함양리조트”라는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함양군 고시(제2006-11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개발의 목표는 함양군의 자연경관 및 지형을 최대한 이용한 친환경적인 골프장(18홀) 조성을 통해 기존의 관광지와 연계되는 새로운 관광테마로 발전시킬 수 있다”

“고용창출로 인한 실업률 완화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되고, 아울러 골프장이 입지함으로서 등록세 및 취득세와 종합토지세 및 재산세 등의 세수확대로 군 재정 자립도에 크게 이바지 할수 있다”

"또, ‘유휴산지의 효율적 활용’ 및 세수증대, 주민소득증대 등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함과 아울러 축적된 골프장 건설 Know-How를 바탕으로 자연친화적인 개발계획을 실천하여 건강하고 인기 있는 휴양·체육공간으로서의 ‘바람직한 모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함양군의 2005년~2009년의 장기적인 계획이다."


오산 마을 집집마다 낡은 깃발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골프장건설 반대”,“내가 태어난 곳에서 내 뼈를 묻을란다” 등 지난 2년여간 골프장문제로 힘들어 했을 이 마을분들의 모습이 선합니다.

오산마을 어르신들이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마을회관 옆 정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오늘은 이곳 대남리 일대의 식물보호종 조사와 마을분들을 위한 한방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왔습니다. 식물조사는 에코비전21의 이정환(식물분류학 박사)님이 도와주셨고, 한방의료봉사는 장승환(진주 칠암동 동산한의원 원장)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팀을 나누어, 식물조사팀은 뒤산으로, 한방진료팀은 마을회관에 남았습니다.

마을 뒤산으로 올라가니, 저수지가 나옵니다. 주민들은 가끔 물속에 사는 큰쥐라 표현하시며“수달”을 보았다고 합니다. 수달은 현재 천연보호종으로 환경부가 고시한 법률에 따라 골프장 반대운동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수달의 흔적을 찾기 위해 주민들과 이정환 박사님의 추적이 계속되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서는 장승환 원장님의 “한방침구”봉사가 한창입니다. 농촌에 계신분들의 손과 발은 흙을 닮아 있었습니다. 흙을 닮아 건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일을 하셔서 흔한 말로 “골병”이 들어, 안아픈 곳이 없습니다. 허리 수술을 하신분도 몇 분 계시고, ‘저런 몸으로 어떻게 일을 하셨을까?’ 어르신들을 지켜보며, 슬픈 마음이 듭니다.

가까운곳에 치료받을 곳이 마땅치 않으니, 주민들은 아파도 견디는 일이 익숙합니다. 그러다가 작은병이 시간을 흘러, 더 큰병을 키우기도 합니다. 어머님들은 원장님께 우리마을에 오셔서, 작은 한의원을 열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십니다.

그리고 먼저, 치료를 받았다고, 방안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웃들의 아픈 곳에 침 맞는 모습도 보고, 이야기도 도란 도란 나눕니다. 신기합니다. 참, 좋은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다들 일이 바쁠텐데도, 서로의 일상에 저리도 친절하게 애정을 가지시다니...

이분들은 더 잘살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만 못살게 하라는 것입니다.

함양 서상의 사과는 어딜가나, 최상품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지역의 사과보다 10% 정도 가격을 더 얹어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합니다. 고도가 높다보니, 다른 농작물들도 농사가 잘 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함양서상의 농부들은 농작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파프리카 농사로 연매출이 1억이 넘는 분도 계십니다. 제가 먹어본 파프리카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함양군에서는 “우리가 파프리카 농사짓는 시설을 이렇게 지원해줬는데. 군에서 추진하는 골프장 건설 하면 됩미꺼?”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 이곳은 땅투기의 바람이 아직 불지 않은 대한민국의 얼마남지 않는 농촌입니다.

이웃들의 공동체란 것이 이런것인가 봅니다. 보통 골프장 반대운동을 하면, 찬성하는 측에서 여러 회유 공작으로 사람들이 분열하여, 마을이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환경단체가 그 마을을 방문하면, 주민들이 어찌나 ‘똘똘’ 뭉쳐, 마을회관에서 밥도 나누고, 술한잔도 서로 권주가를 부릅니다.

함양군이 지역발전과 함양인구가 늘어나면, 세수가 증대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개발 계획이 “골프장”에만 머무는지 좀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전국의 골프장 현황을 조사해보니, 수지가 맞지 않아 문을 닫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사업주가 모를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망설이는 사업주를 꼬득이며, 골프장 건설을 재촉하는 함양군의 속사정은 알수가 없습니다.

이 오산마을에서 밥상을 받았습니다. 마을의 할머님들이 차려주시는 밥상은 취나물, 호박찌짐, 돼지고기, 비빔밥, 술이 한가득입니다. 황송한 마음도 한가득입니다.

오랜만에 시골에 계신 할머니댁을 찾은 느낌, 훈훈한 마음에 절로 흥이 납니다. 이런 생각이 밀려옵니다.

"도시의 어린아이들이 와서, 사과가 어떻게 열리고,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의 모습이 얼마나 고운지, 또 인공향수가 아닌, 사과향의 은은함을 느끼게 해 주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우리가 차리는 밥상이 우리땀과 함께, 햇님과 비님이 함께 농사지었다는 큰 가르침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함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난한 우리이웃들의 정직한 삶의 터전을 지켜주세요.
더 이상 ‘소수의 놀이터가 될 골프장’ 건설로 세수를 확대한다는 거짓말,
골프장 건설로 함양군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은 이제 그만!

*식물조사를 맡아주신 에코비전21의 이정환(식물분류학 박사)과, 한방의료봉사를 해주신 장승환(진주 칠암동 동산한의원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말로 고맙습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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