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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순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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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8-18 09:20 조회1,6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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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계곡이 시원해 보입니다.
ⓒ  배만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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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 하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갑니다. 남강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강들이 힘들어 합니다.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  배만호
그것은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고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이 늘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알 수 없는 곳,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것이 다른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할 것입니다.

흔히 여행을 간다고 하면 자동차나 열차를 타고 떠나기도 하고 비행기로 가는 여행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먼 거리를 갈 수 있고, 아주 빨리 갔다 올 수 있지요. 그리고 멀리 갔다고 하여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여행의 본래 뜻은 숨겨두고, 그냥 흥청망청 놀고 온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남강을 사랑하는 시민 40여 명은 지난 8월 9일(수)부터 14일(월)까지 5박6일의 일정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경남 함양 백무동 계곡에서 시작하여 산청을 지나 경호강을 따라 남강댐을 둘러보며 진주로 걸어왔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이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고등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참가자 40여 명 모두가 끝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도보순례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다들 나름대로의 목적과 의미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단순하게 '걷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적지까지 걷기 위해 하루 동안 걸어야 할 거리를 정해 두고 걷는 것이지요. 그렇게 힘들게 걷다 보니 낯선 사람들끼리 빨리 친해지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걸었던 기억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진주환경운동연합의 '남강도보순례'는 그 목적과 의미가 다릅니다. 뜨거운 태양과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서 강한 인내심을 기르는 것보다는 환경의 소중함, 물의 순수함, 땅의 진솔함 등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지요.

'저 길이 아스팔트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덥지 않았을 텐데.'
'저 물이 조금만 더 맑았으면 풍덩 뛰어 들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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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시간에 시원하게 물장구를 치며 쉬고 있습니다.  
ⓒ  배만호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 갈수록 물이 점점 오염되어 가는 것을 눈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곡물이 아닌 수돗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첫날(9일)에는 물만 보이면 아무 데서나 '풍덩' 빠지곤 하였는데 하류로 갈수록 물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랐습니다.

남강도보순례는 단순하게 순례만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방의료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밤이면 좋은 사람들을 초빙하여 지리산 개발계획의 문제점, 하천과 환경 이야기, 환경과 생활 이야기 등의 환경공부를 했습니다. 걸으면서 계곡의 자연생태, 야생동물 흔적 조사도 했습니다. 천연페인트로 나만의 옷 만들기를 해서 그 옷을 입고 걷기도 했습니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주는 소나기가 내리면 아이들은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난감한 상황이 없었습니다. 행여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안달이 나는데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뛰어 다닙니다. 그렇게 젖은 옷들은 쉬는 시간이면 재빨리 펴서 말립니다. 그 모습이 마치 피난을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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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장판이죠?  
ⓒ  배만호
하루를 남겨 두고 진주시내로 들어왔습니다. 먼길을 걷는 나그네들은 쉴 수도 없습니다. 시내를 돌며 '남강사랑 캠페인'을 하였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처음 하는 것인데도 잘 합니다. 모든 것이 즐거운 놀이인 것이지요. 어른들은 점심을 먹고 더위에 지친 몸을 잠으로 달래고 있을 때조차 아이들은 열심히 떠들며 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저 모습, 저 열정이 왜 어른이 되면서 사라지는 걸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놀이'로 생각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에서 나는 얼마나 신나게, 얼마나 정열적으로 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단순하게 재미 있는 놀이로 여기면 힘들지도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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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먹은 뒤에 쉬는 모습입니다. 대단한 체력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  배만호
5년째 진행하고 있는 남강도보순례 행사를 4년 동안 참가하고 있는 초등학생이 있습니다. 수시 모집에 합격하여 참가한 초등학생도 있고, 두 아이와 아내와 함께 참가한 가장도 있었습니다.

약 150km를 걸었기에 모두가 지쳤습니다. 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잘 걸어 주었습니다. 비록 5박6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오래된 친구들처럼 친해진 모습들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이제 모두 강물을 따라 흘러왔다 다시 어딘가로 흘러가겠지요. 어디로 흘러가더라도 5박6일 동안 가졌던 그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흘러 언젠가는 커다란 바다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다시 만날 그때에도 지리산에서 시작한 물이 맑고 순수했던 것처럼 여전히 그러하길 바랍니다. 아이의 눈처럼 맑은 물이 넘쳐나는 강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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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모두 참가를 하였습니다. 아이의 눈처럼 맑은 물이 넘쳐나는 강이 되면 좋겠습니다.
ⓒ  배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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