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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 살리고, 나도 쌩생하게 환경도 지키는 농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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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5-09 14:48 조회1,9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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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판을 나르며 못자리를 만드는 모습과 태어나 처음으로 만든 못자리(1,500판) 지난 5월 5일부터 7일까지 진주환경운동연합 소속 대학생회에서 사흘 동안의 연휴에 농촌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참가하여 우리 시대의 초록청년들을 만났습니다.

6일(토)에는 전국에 세찬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무농약 딸기와 토마토를 키우는 비닐하우스에서 일했습니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딸기와 토마토는 생협, 한살림, 가톨릭농민회 등을 통하여 나누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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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 보이는 것은 유황을 피워 흰가루병을 예방하는 것이고, 오른쪽은 수분을 위한 벌통입니다. 따는 딸기보다 먹는 딸기가 더 많습니다.  
ⓒ  배만호
2박 3일의 짧은 시간에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준비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우리 농업을 지켜야 하는 이유', '대안으로서의 환경농업' 등에 대하여 공부하고, 오랜 도시 생활을 마무리하고 농촌에 살며 농민이 되고자 애쓰는 서정홍 시인을 초청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인의 말과 행동은 바라보는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두가 시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인을 우러러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정홍 시인은 1958년에 태어나 그 시대의 사람들 모두가 그렇듯이 우리 시대의 어려운 시기를 살았습니다. '58년 개띠', '우리집 밥상' 등의 시집이 있으며,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을 하다 진정한 농민이 되고자 하는 시인이지요. 서정홍 시인이 학생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요약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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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준비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배만호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라!   시인은 추억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추억이 많은 사람은 치매도 안 걸린다고 합니다. 꿈 많고 젊은 시절에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도록 하십시오. 아름다운 추억이란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말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고생을 돈 주고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서 그 경험이 삶에 거름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사람이 살면서 그 사람의 삶이 바뀌는 기회는 크게 두 번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어떤 책을 읽느냐 하는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요.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해바라기 얼굴'이라는 시를 읽고 시를 쓰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해바라기 얼굴 -윤동주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노동에 지친 누나 얼굴을 보는 시인의 눈은 정말로 예리합니다. 하얀 셔츠에 넥타이로 목을 졸린 채 살아가는 요즘 시대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요. 시인은 어떤 경우라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말라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일은 그 사람이 덜 성숙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왜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야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을 합니다. "사람과 사람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릅'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라고 생각하기에 화를 내고 싸움을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리다'며 내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이지요. '다르다'는 것은 서로 존중하고 도와가며 사는 것입니다." 나의 존재 가치는?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준다 하여도 자신의 몸과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합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모르면 남을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자연의 소중함은 나의 존재가치와 같습니다."
자연에 속에 있는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내 몸과 같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라도 하찮게 볼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벌레도 안 먹는 밀을 드시겠습니까?

시인은 1992년 <한겨레신문>에 난 조그만 기사를 보고 농민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두에서 수입밀가루 하역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농약에 중독되어 사망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밀살리기운동'을 한 것이지요. 겨우 종자만 남아 있던 우리밀이 지금은 합천과 구례 등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수입밀가루는 유통 과정에 엄청난 양의 농약을 살포합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밀이 미국산이 주를 이루는데, 미국에서 우리나라까지 오는 과정에 변질을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좀 과장해서 말하면 농약에 담갔다 건져낸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밥을 먹는 행위는 하늘을 나누는 것이다

일본의 어느 식당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우리 식당에 들어오시는 손님들은 모두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 주시길 바랍니다."

밥을 먹을 때에 전화를 한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모독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며 밥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래서 밥은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밥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지요.

쿠바에서는 논밭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명들이 자라고 있는 논밭 가까이에서 독한 담배를 왜 피우냐는 것이지요.

우리 조상들은 부부싸움을 하거나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논밭에 가지 않았습니다. 화나고 독한 기운이 작물한테도 퍼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난 마음으로 논밭에 가면 작물이 싫어할 뿐더러 몸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해도 기분 좋게 해야 합니다. 이는 기본적인 태도이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혹은 엄마가 자식에게 요리를 할 때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요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당당하게 살자!
농촌은 늘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려 있는 대문이 기다리고 있고, 논밭에 있는 작물들이 기다리고 있고, 혼자 사는 이웃집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도시는 잠시 머무는 공간입니다. 언제나 닫혀 있는 아파트의 문을 보세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비굴해야 하고, 돈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도시에서 비굴하고 치사하게 살지 마세요. 맑은 영혼으로는 도시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태어나 처음 농사일을 한다는 도시에서 온 학생들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곁에서 가만히 보니 마치 이야기로만 듣던 70년대 야학 같았습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밝은 육십 촉짜리 백열등이고, 감시를 피해 몰래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때와 같은 것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젊은 학생들과 좋은 선배가 있다는 것이지요.

진주환경운동연합 대학생회는 진주지역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리산 생태탐사', '생태농활' 등을 하며, 대학생이 대학을 바꾸자는 취지로 전국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 '초록 캠퍼스'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력하여 경상대학교에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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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시인의 시 '밥이 하늘이다'를 인용한 글입니다.
  대학의 환경관련학과와 연계를 묻는 질문에 대학생회 회장(박아름·진주산업대 3년)의 대답이 마음 아프게 했습니다. 환경오염이 되어야 환경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때문에 환경관련 학과에서는 별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수입밀을 먹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도 같았습니다. 수입밀을 이용한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밀을 계속하여 수입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와 같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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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환경운동연합 대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아름 학생의 말이 참 인상에 남습니다.  "밝고 아름답고 좋은 것들보다는 어둡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많이 보고, 알리려고 합니다."

*이 글은 월간 '작은책'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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