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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3.1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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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환경련 작성일13-03-08 17:04 조회1,1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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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2주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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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은 탈핵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하자.

 

 

 

핵발전소를 논하면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전력수급기본계획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력계획)2년마다 향후 15년 중장기 전기 수요를 예측하고 발전소와 송배전 시설을 계획하는 전력계획이다. 핵발전소, 석탄화력발전소 등을 어디에 얼마나 지어질지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발전소로부터 대도시와 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개인 토지를 공시지가로 강제로 매입할 수 있는 송전탑 부지도 결정한다. 당연히 이익과 피해를 보는 당사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계획이다.

그런데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졸속으로 마련되고, 내용 또한 부실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우선 원전 계획이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에 원전을 재검토하겠다는 것 때문이다. 8년째 공사 중단중인 신고리 원전과 수도권을 잇는 밀양 송전탑을 포함한 송배전 계획도 빠졌다. 의욕적으로 높은 수요관리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목표만 나와 있고 구체적인 계획이나 수단이 없다.

정부의 입장이 이처럼 모호하니 정부만 바라봐서는 지자체의 역할도 덩달아 모호해질 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한층 더 강화된 결의와 실천을 요구한다. 그래서 경남도와 경남도민에게는 정부를 넘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311일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미 기억조차 희미해졌고, 우리의 일상과도 무관해 보이지만 각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바로는 여전히 후쿠시마는 2011년 사고 당시의 상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점점 더 인간이 수습할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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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로그램당 56천 베크렐, 기준치의 560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이 후쿠시마 핵발전소 인근에서 잡힌 야생 멧돼지에서 검출되었다. 또한 인근 연안에서 잡힌 물고기도 킬로그램당 51만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되었다. 방사능 오염이 정화되기는커녕 동식물에 축적되는 세슘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이나 하천 등에서 검출되는 방사능 양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어 강제 퇴거조치 되었던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약할 수 없다고 한다.

일본 원자력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오염된 지역 중 연간 피폭선량이 5밀리시버트를 초과하는 지역의 면적이 1800에 달한다. 서울 면적의 3배다.

 

사고 현장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상황도 매우 심각하다. 건물이 부서졌던 1호기는 방사능 물질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 덮개를 씌웠고, 15백 여 개의 폐연료봉이 있는 4호기는 연료봉을 보호하기 위해 철 구조물을 세우고 있다. 붕괴위험이 있어 구조물 설치가 끝나면 폐연료봉을 꺼내 외부로 옮길 계획이다.

그리고 주변에는 여전히 높은 농도의 방사능 물질이 남아 있다. 세슘 이외에 60여 종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오염방지시설 설치가 진행 중이고, 이를 위해 하루 평균 2천 여 명의 작업자들이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원자로 바닥의 방사성 물질 제거 작업은 높은 오염 농도 때문에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목숨을 건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를 폐쇄하는 데만 4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방사능에 오염된 폐기물은 고작 30% 정도, 그나마 오염정도가 낮은 폐기물 위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정부는 제1원전에서 발생한 대량의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을 더 이상 확보하지 못해 오염수 해양방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년을 허투루 보낸 것이 아니라면 이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하늘과 바다를 통해 그다지 멀지 않은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의 여파가 직,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위험천만한 핵발전소를 무려 23기나 껴안고 있고, 계속 짓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이곳 경남은 가장 오래된 노후 원전, 고리1호기 핵발전소가 지척에 있지 않은가.

부산시 기장군과 맞닿은 양산시는 물론이고 김해, 창원 등 지역도 반경 60km 이내 지역이라 절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다. 게다가 후쿠시마 사고나 체르노빌 사고에서 봤듯이 바람에 따라 방사능 물질로 인한 피해가 어디까지 미치게 될지 어느 누구도 속단할 수 없음이다.

 

경남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고리1호기를 폐쇄하는 것이다. 30년 타고 다닌 자동차는 폐차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30년을 넘게 사용한 핵발전소는 부품만 갈아서 가동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 이것이 핵발전소인데 말이다.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만일 그렇다고 해도 핵발전소 사고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고리1호기를 폐쇄하면 당장 큰 일이 날 것처럼 야단이지만 핵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일본도 정전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남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핵발전소 사고에 대비한 사전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필요 물품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사고 경보 및 비상시 대처 방법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비 맞지 말고, 가까운 건물로 몸을 피하라는 정도의 지침으로는 순식간에 벌어지는 사고에서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처럼 20km 이내 지역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키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가정해보면, 우리처럼 대도시가 밀집해 있는 경우에는 어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경남도가 적극적으로 고리1호기의 안전 여부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발전시설이 국가기간시설이라는 이유로 핵발전소는 물론이고, 변전소, 송전철탑에 이르기까지 지자체는 그저 나몰라라만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시민들과 가까이 있는 경남도와 시, 군에서 이를 견지하지 못하면 정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무기력해 질 것이 뻔하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서 하는 고리1호기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사회단체는 핵발전소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이를 철저히 묵살했다. 그렇다면 경남도가 나서서 과연 안전한지를 묻고 따져서 도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경남도는 일본산 수입품, 특히 식품에 대한 반입금지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후쿠시마 연안에서 잡힌 물고기의 방사능 오염 수치가 기함할 지경이면, 이미 우리나라 연안이 안전하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조금은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만 높아졌을 뿐이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직후, 방사능 측정 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있어 급하게 예산을 책정하여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나마도 이를 운용할 인력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질겁했던 기억이 있다.

일본은 차츰 식품의 방사능 허용기준을 높이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많은 반발이 있다. 이 허용기준이 수출물품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고, 또한 우리나라 역시 기준치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기준치 미달이라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서 따른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못한다. 위에서 하지 못하면 아래에서부터 요구하고 또 요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일이다.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 재가동을 반대해야 한다. 나아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과 계획 철회를 경남도와 경남도민의 이름으로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핵발전소와 같은 시설을 이 땅에 두고 싶지 않은 우리의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 그래서 아직 짓지도 않은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공급하겠다고 전 국토에 송전철탑을 세우는 무지막지한 계획 역시 철회시켜야 한다.

 

핵발전소를 짓는 기술을 수출할 정도라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특히 경남은 태양에너지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고, 우수한 재생에너지 기술을 가진 기업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투자와 지원이 부족할 뿐이다.

보고서만 작성한 경남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닌 실질적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데 재원과 행정력이 집중되어야 한다. 이런 기반이 구축되어야만 고리1호기 폐쇄, 신규 핵발전소 반대를 요구하는 경남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핵산업계가 감당해야 할 일은 핵발전소를 지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쓸모를 다한 핵발전소를 가장 안전하게 해체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핵발전 시설의 안전한 해체는 큰 화두가 되고 있고,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핵발전소라서, 정부가 하는 일이라서 경남도가 애써 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분명 경상남도라는 행정이 할 역할이 있고, 경남도민이 협력할 일이 있다. 그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핵발전을 줄이기 위한, 탈핵을 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쉽게 전기를 생산하고, 무조건 싼 전기만 쓰겠다고 고집한다면 핵발전소가 100기가 되어도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잘 알듯이 세계 어느 기술력으로도 사용이 끝난 핵발전소를 해체한 바가 없다.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실정이다.

이런 핵발전소를 지금 우리는 23기나 갖고 있고, 언제쯤이면 이것을 완벽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요원하다. 이런 마당에 과연 우리가 미래세대의 위험까지 걱정할 만큼 여유로울 수 있는지, 그런 걱정을 하는 것조차 오만한 것은 아닌지 싶다.

 

사는 동안에, 핵발전소 사고 같은 일을 겪고 싶지도 않고, 그것을 걱정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그런 것이 있다는 것조차 잊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핵발전소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고 요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나서서 요구하고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기는 핵발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쉬운 방법을 선택하려고 하기 때문에 핵발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기를 걱정하면서 핵발전소를 걱정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범하지 말자.

 

 

2013311핵발전소 확산반대 경남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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