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따라 졸졸 걷다온 지리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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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영진 작성일16-06-19 08:18 조회1,621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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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입니다.
그래서 숲길만 있는게 아니라, 마을길, 산길, 임도의 포장길도 있습니다.
숲길이라고 해서 왔더니, 포장길이 더 많다며 '오늘도 속았다'며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자귀나무 꽃길을 볼 수 있을거란 예상과는 달리..
꽃잎인듯, 꽃잎아닌 산수국이 우리와 함께 졸졸 걸었습니다.
물에 담기면 물이 파래진다는 물푸레나무도 신기했습니다.
"그럼 나무 이름을 '물파래나무'라고 지어야하지 않아요?"라는 아이의 말에
웃음으로 답하며 손잡고 걷습니다.
쨍쨍 내리쬐는 햇빛과 함께 시멘트길의 오르막 내리막, 그리고 숲길, 가파른 내리막길이
조금 힘들었을거예요.
하지만 걷는게 지친 아이를 응원해주며 걸음을 맞춰 걷던 사람들,
처음엔 아빠와 둘이 걷는게 좀 낯설었지만, 앞서걷다가도 아빠 찾아 기다려주던 친구
늘 형과 엄마 셋이 걷다가 진주에 두고 온 형 생각에 지리산 길에 형아 얼굴을 그리던 친구
(그렇다고 재랑이가 꼬마애기는 아니예요^^)
친구들과 함께 꽃, 나무 이야기 들으며 나란히 걷던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지리산의 좋은 기운을 듬뿍 안고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놀이가 조금 아쉬웠지만 7,8월은 지리산에 풍덩 빠질 예정이니 기대하세요!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지리산 역시 있는그대로 우리곁에 있습니다.
늘 관심 갖고 지리산이 파헤쳐지는 일 없도록 함께 보듬어주세요!
우리가 걸는 길은 구례 남산마을에서 목아재를 넘어 송정마을입니다.
가는 길 곳곳에서 만난 큰 나무를 만날때면 고개를 하늘로 향하게 되고,
작은 풀꽃을 만날때는 저절로 땅으로 숙여집니다.
마을 할머니는 나무에서 뭔가 열심히 수확하고 계십니다.
"어디서들 오는가?" 반가운 표정으로 서로 인사하며 말하지 않아도 지리산이 좋아왔겠지 하는 얼굴로 손 인사도 해주십니다.
어디서든 만나는 엉겅퀴랑은 좀 다르다며 얽힌 모양이 예쁜 구슬 같아 걸음을 멈추고 또 바라봅니다.
여전히 산딸기는 곳곳에 있고 빨갛게 잘 익는 길가 딸기는 우리 입 속으로 쏙쏙
벚나무 열매 버찌도 입 속에 한가득 넣었더니 입이 금방 시꺼멓게 번집니다.
깔깔깔 "나는 하나 밖에 안먹었는데.. " 하지만 제일 티가 많이 났던 친구..
맛있는 집 반찬 가득 들고 나온 건강한 밥상에 취하고,
뜨거운 햇빛에 취하고, 지리산 그늘에 취하는 날입니다.
독특한 향이 났습니다. 보들보들 한 잎이 예뻐 만져봤더니 독특한 향도 났습니다.
벌레퇴치스프레이 만들 때 들어가는 시트로넬라, 라벤다, 레몬그라스 등등 그런 향이 나서 신기했는데,
알고 보니 산에 다닐 때 이 잎을 옷이나 모자에 꽂아 다니면 벌레가 안붙는데요.
이름이 뭐였더라?? ^^
인물 사진은 이번 주내에 내릴 예정입니다.
다운 받으시고, 원본 필요하신분들은 사무국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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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또리님의 댓글
도또리 작성일비목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