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 들여 자연생태계 파괴하는 자전거도로 건설하는 건 혈세낭비”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남강변에 마지막 남은 자연생태계를 보호해야 합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 참수리, 호사비오리 등이 살고 있습니다” 진주 시민단체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가 추진하는 희망교~남강댐 구간 자전거도로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주시가 11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이 구간에 2.8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려는 것이 자연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자전거도로는 선진국의 여러 도시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라며 “그런데 진주시가 추진하는 자전거도로 정책은 주객이 전도됐다”고 꼬집었다. 시가 추진하는 희망교~남강댐 사이 자전거도로가 도심지에서 유일하게 자연 그대로 남은 생태계를 망치고, 이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생활공간을 빼앗는 일이라는 것.

이곳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수달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수리부엉이, 호사비오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오리나 백로, 왜가리 등이 살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이 극소수이고, 특별한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있는 이유다. 이들은 이에 근거해 “주민 한 명 없는 곳에 110억원을 투자해 자전거도로를 건설하는 건 혈세낭비이며 자연파괴”라고 지적했다.

 

▲ 7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희망교~남강댐 구간 자전거도로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진주시의 자전거도로 정책은 레저용 도로 구축을 위주로 한다며, 자전거가 녹색 교통수단으로 자리하려면 레저용 자전거도로 건설보다 공용자전거 도입, 생활형 자전거 도로를 위한 개선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창원의 누비자, 서울시의 따릉이, 대전의 타슈와 같은 공용자전거 도입이 필요하고,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기보다 이미 있는 자전거도로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

백인식 진주같이 공동대표는 “진주에는 이미 자전거도로가 충분하다”며 희망교~남강댐 사이에 추가로 자전거도로를 건설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 자전거 동호회에서 희망교~남강댐 구간 자전거도로 건설에 찬성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일부 자전거 동호회일 뿐이고,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며 “자전거도로는 레저용이기보다는 환경을 위한 교통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진주시는 희망교~남강댐 구간 자전거도로 사업을 원안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주시 자전거 순환도로 조성사업 완성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할 필요가 있고, 생태계 파괴 우려도 크지 않다는 것. 아울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도 실시해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는 진주같이, 진주녹색당, 진주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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