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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11-04 09:49 조회1,8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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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주민이 말한다. 우리 마을 마지막 남은 청정원시숲을 그냥 두라!  
                        

골짜기로 바람은 차게 불었다. 지리산생명연대와 우리, 청학동의 자연을 지키는 젊은이들의 모임 <청정회> 회원분과 함께 산림청의 자연휴양림 예정지로 갔다. 우수수 단풍나무 잎사귀가 흩날렸다. 하동군 청암면 청학동 지리산국립공원 어귀 버드내평전으로 오르는 길이다. 산림청에서 이곳을 자연휴양림으로 조성할 계획이란다. 자연휴양림은 산림의 유용함을 골고루 나누자는 좋은 취지이다. 그러나 이 곳은 자연그대로의 가치를 보존해야 하는 국립공원의 구역으로 편입할 곳이지, 개발의 필요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나무엔 붉은 리본이 달렸다. 바위엔 붉은 페인트를 칠해두었다. 곧 잘려나갈 나무와 파헤쳐질 바위들인 셈이다. 저들은 앉은자리에서 사형선고를 맞이한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혹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골짜기 물은 졸졸졸 흐른다. 돌틈에서 가재가 뭉툭한 집게발을 내밀면서 인사를 한다. 삭정이를 쫗던 오색딱다구리가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수줍은 얼굴로 황급히 바위 뒤를 돌아가는 저놈은 필시 너구리일 것이다. 여기를 파헤치겠단다. 이 골짜기 45만평을 자연휴양림으로 만들어 인간에게 이용권을 주겠단다. 가재와 오색딱다구리와 너구리가 살던 땅을 침략하겠단다. 나무를 쓰러뜨리고, 바위를 쪼개면서 길을 내고, 집을 짓겠단다. 길잡이로 나선 마을 아저씨의 목소리가 떨린다. "여기는 우리 마을에서도 마지막 남은 땅인디. 우리 동네 상수원인디. 어째 이런 곳을 자꾸 개발할라고 하는지 통 알 수가 없는 기라." 이 목소리는 골짜기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합창처럼 들렸다. 자연휴양림이라는 그럴듯한 명칭으로 포장된 개발의 삽날로부터 이 골짜기를 지켜야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 곳을 국립공원이 되어야 할 지역이며,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 산림청의 자연휴양림 계획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 숲의 돌과 나무들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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