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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온실가스 감량 효과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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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영진활동가 작성일19-11-20 11:58 조회3,4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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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벼농사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관해 기사를 쓰면서 그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가 목축과정에서 배출된다는 것을 알았다. 생산과 유통과정을 합친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하면, 쇠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 기반 음식 위주의 식생활이 쌀이나 밀 등의 식물 기반 음식 위주의 식생활보다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드는 데 훨씬 크게 기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고기를 좋아하는 필자에게 매일 매일 어려운 윤리적 문제에 부딪히게 했다. 인류가 원숭이로부터 떨어져 나와 빠른 속도로 진화한 것이 고기를 통한 고단백 고지방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 덕분이라는 학설도 있고 보면 인류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었다. 마침 최근에 콩, 버섯, 곤충을 기반으로 하여 동물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인공 고기가 연구되고 출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줄기세포를 통해 실험실에서 동물 고기를 배양하는 기술도 개발되는 만큼 이런 대체육이 목축을 통해 얻는 고기와 비교하여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아볼 필요를 느꼈다.


쇠고기, 닭고기보다 온실가스 10배 많이 배출

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무시할 만한 수준을 넘었다. 산업, 수송 및 전력 부문에서의 온실가스는 대체로 이산화탄소 위주인데 비해 농업에서 온실가스는 주로 메탄과 아산화질소이다. 대량 목축과 다량의 화학비료 사용에 연유한 것이다. 세계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에 관련된 부문이 생산·소비의 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2010년 기준 490억 이산화탄소상당량톤)의 16.5%에 이르며, 이 가운데 육류 관련 부문의 비중은 61%가 넘는다(FAO, 2017). 특히 축산업의 비중의 크다. 전체 농축산업 배출량의 63%가 가축의 장내발효, 분뇨, 분뇨처리 등에서 발생한다. 세계 인구수가 늘어나고 1인당 육류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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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1kg을 얻어내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이 가축별로 다르다. 특히 소나 양처럼 되새김하는 가축은 트림과 배설물을 통해 대량의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다른 가축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배출량을 보인다.
같은 무게의 식재료로 비교하면, 소는 심한 경우 닭보다 10배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닭은 달걀과 고기를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대비 효율이 위 표의 수치보다 더 우수하다. 소 사육에 많은 온실가스가 나오는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단위 무게의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사료량이 매우 많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되새김질하여 소화하는 반추동물이라 트림이나 배설물을 통해 고도 온실가스인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다량 배출하기 때문이다(표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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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인류가 고기 섭취, 특히 반추동물의 육류 섭취를 줄인다면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온난화를 일으키는 강도가 이산화탄소보다 매우 높지만 대기에서 머무르는 수명은 훨씬 짧다. 단기간에 메탄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경우 대기 중의 메탄 농도가 실제로 줄어들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에 이산화탄소는 지금 당장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 수명이 길어 실제 농도가 줄어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온실가스별 대기 중 체류시간과 지구온난화지수는 김남수[2014]를 참조).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행동으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생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고기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라고?

인간이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단순히 영양 요소를 받아들여 자신의 몸을 유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 종교, 윤리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고기, 특히 쇠고기 섭취를 하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권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쇠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사람이 흔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제로 쇠고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기도 어렵다. 농민과 소비자의 엄청난 저항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고기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최근 뉴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식물을 이용해 만든 고기대체품(대체육)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하여 수억 두의 돼지가 살처분되어 중국인에게 식량이나 다름없는 돼지고기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중국인들이 대체육을 찾게 된 결과다. 만약 대체육이 육식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대안을 제시한다면, 대체육이 가축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대체육이 그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체육은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할까?

어떤 음식을 섭취하며 기분이 좋아지고 즐겁다는 느끼는 것은 혀에서 느끼는 맛, 치아에서 느끼는 맛 (소위 식감), 그리고 코에서 느끼는 향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고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고기가 영양이 좋다든가 건강에 좋다든가 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이런 먹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대체육이 출현하게 하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고기가 주는 즐거움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이는 식품학, 식품공학, 요리학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여기에서는 대체육별로 그 생애주기 동안 온실가스가 얼마나 나오고 그것이 일반 육류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겠다. 
<그림 1>은 대체육의 생애주기를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콩과 같은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도 콩을 재배하여 수확하는 과정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다. 대체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재료를 취득하여 변형하고 처리하여 유통하고 요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육의 온실가스 배출은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합한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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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에는 식물성으로는 콩과 글루텐 기반이 있고, 유제품 기반, 곤충 기반, 버섯단백질 기반 등이 있다. 콩 기반 대체육은 대두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박(soy meal)을 원료로 쓴다. <표 3>은 최종 대체육 제품 1kg을 생산, 유통하는 데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한 것이다. 

쇠고기를 콩고기로 대체하면 온실가스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표 3>에서 보듯이, 1 kg의 대체육을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대두박이나 곤충 기반이 가장 감축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두박의 경우 토지 사용 면적에서나 비재생에너지 사용량에 대해서도 닭고기보다 우수하다. 만약 인류가 쇠고기 대신 콩고기를 먹는다면 단위 무게 당 온실가스를 10배 이상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표 3>에서의 닭고기 온실가스 배출이 <표 1>과 다른 이유는 <표 1>은 생체 무게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표 3>은 최종 요리된 된 것을 기준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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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기를 먹는 목적이 단백질 섭취에 있다면 제품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섭취 가능 단백질 무게로 기준을 바꾸면 대두박, 곤충, 글루텐 기반의 대체육이 닭고기와 유사해진다. 이 경우라도 쇠고기보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격히 적다.
요즘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만든 배양육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과 비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하면, 배양육이 닭고기보다 훨씬 많고 쇠고기에 근접한다. 다만 토지 사용이 소 목축과 비교해서는 매우 적기 때문에 목축에 필요한 토지를 숲으로 돌려 나무 생장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낼 수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환경적 요인의 관점에서는 배양육이 그리 바람직한 길은 아니다. 
결론으로 요약하자면, 인류가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특히 목축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 채식, 온실가스 저배출 고기 소비 등과 함께 목축 대신 식물, 곤충 등 여러 식재료를 변형 가공한 대체육 또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각 대체육은 어느 재료에 기반을 두느냐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중 대두박과 곤충 기반이 육류 중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닭고기 이상으로 효과가 높다. 이에 반해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부터 기르는 배양육은 그 효과가 미미하여 닭고기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사항들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감축과 고기 선호 취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체 식품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김남수. (2018). 복사강제력과 온난화 지수. Klima, 144.
aan den Toorn, S. I., van den Broek, M. A., & Worrell, E. (2017). Decarbonising meat: exploring greenhouse gas emissions in the meat sector. Energy Procedia, 123, 353–360.
FAO. (2017). GLEAM 2.0 - Assessment of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mitigation potential. Rome, Italy: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Hocquette, J.-F. (2016). Is in vitro meat the solution for the future? Meat Science, 120, 167–176. 
Smetana, S., Mathys, A., Knoch, A., & Heinz, V. (2015). Meat alternatives: life cycle assessment of most known meat substitutes.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20(9), 1254–1267.

김재삼 전문위원

출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mid=news01&document_srl=177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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