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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태댐은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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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환경연합 작성일17-05-02 13:50 조회6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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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태댐은 아무것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산청군은 중태 주민의 생존권을 담보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지난 20168, 산청군은 관내 16곳의 신규 댐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의 댐 희망지 신청제 설명회가 개최된지 1개월만의 일이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신규댐 건설을 막고, 안전 등의 공익을 목적으로 한, 꼭 필요한 댐만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던 것이 국토부가 설명하는 댐 희망지 신청제의 목적이었으나, 산청군은 설명회에서 졸다가 왔는지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신규 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이내 댐 건설 계획은 세달만에 5~7곳으로 줄어들었다. 댐 희망지 신청제의 예산 지원 조건상 전체 예산의 최소 10%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산청군으로서는 턱도 없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무려 16개의 신규댐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갑자기 절반 이하 수준으로 타협한 것이다. 과연 그 많은 댐들이 진짜 필요하긴 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거기다 대부분의 댐은 홍수조절용으로 계획되고 있다. 중태마을 살면서 홍수 겪을 일이 드물었던 우리는 혹시나, 중태마을 하류에 홍수가 자주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산청군 홍수로 뉴스를 검색했지만, 전국에 홍수 피해를 안겼던 유명한 태풍 소식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지난 2015, 댐 대신 제방을 높이고 홍수방어벽, 호안공을 설치함으로서 상습 침수 문제를 해결한 서하마을의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홍수조절댐을 짓겠다는 것일까. 답은 역시 예산에 있었다. 댐 희망지 신청제의 방침에 따르면 홍수조절 이외의 다른 목적이 추가될 경우 지원 예산에 차등이 발생하며, 최대 50%까지 지자체가 부담할 수 있다. 홍수조절 목적이 아닌 댐은 반드시필요하지는 않은 댐이라는 게 댐 희망지 신청제의 기본 입장이다. , 산청군은 보다 더 적은 예산으로 홍수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댐을 짓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그 증거로, 산청군은 애시당초, 16개 댐 계획을 발표하면서 근거로서 함양군 문정댐을 들었다. 문정댐이 다목적댐으로 건설되면 산청군 일대에 수자원이 고갈될 것이므로, 댐을 지어 각종 용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수예방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그저 경남도의 말만 듣고 가장 열성적으로 보조를 맞춘 것이다. 문정댐은 현재 비담수형 홍수조절댐으로만 고려되고 있다고, 국토부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산청군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인 모양이다.

정리하자면, 산청군의 신규 댐 계획은 ‘16개소 용수확보댐에서 ‘5~7개소 홍수조절댐을 거쳐 지금은 중태 홍수조절댐으로 귀결된 것이다. 이런 변천사만 보아도, 중태댐 계획이 얼마나 억지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삽질 한 번을 해도 뒤에 그 자리에 무엇을 심을지 정해 놓고 하는데, 지자체를 운영한다는 공무원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대충 행정을 꾸려가는 것을 보며 군민으로서 기가 찰 노릇이다.

 

그 많던 댐 계획중에 유독 중태댐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리산 끝자락, 깊숙한 골짜기에 사는 순박한 주민들을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안개에 덮여 농사도 포기하고 살게끔 만들겠다는 산청군에게 묻고 싶다. 혹시, 우리가 만만해 보이는가? 때리면 그냥 맞고 있을 줄 알았는가? 그저 관에서 한다고 하니까, 공무원이 무서워서, 설명회 하면 찍소리도 못하고, 설문지 돌리면 대충 도장이나 찍을 사람들인 줄 알았는가? 만약 그랬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댐이 지어지면 안개일수가 늘어나고, 곶감 등 과수 농사를 생업으로 삼는 우리 주민들에게는 치명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마을 주민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이제는 예전처럼 부당한 일을 눈감아주지 않는 시대가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산청군의 시대착오적인 행정에 주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산청군의 중태댐 계획은 현재 국토부의 기술검토를 거쳐 댐 사전검토협의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 한다. 산청군에서는 신청서에 어떻게 썼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중태마을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당당히, 그리고 강력하게 말한다.

중태댐은 아무것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주민 설명회에서 그들이 말했던 청사진은 4대강의 녹조처럼 빛 바랜 공수표라는 것을 우리 주민들은 알고 있다. 홍수를 막아 주민의 안전을 지키겠다 하지만, 막을 홍수가 없을 것이다. 문정댐 때문에 부족해질 각종 용수를 지키겠다고 하지만, 쓸 수 있는 물이 없어질 것이다. 골짜기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지킬 주민이 없어질 것이다.

 

이에, 우리 중태마을 주민 78인은 한 뜻으로 서명을 하고 그 내용을 세상에 전한다. 아무것도 지키지 못할, 중태댐 건설을 반대한다.

 

2017.05.02

중태댐반대주민일동, 산청군농민회, 지리산생명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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