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지역에 원전 집중 건설한 대한민국 > 탈핵

본문 바로가기

처음으로
이슈
탈핵

지진지역에 원전 집중 건설한 대한민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탁영진 작성일16-09-22 11:12 조회611회 댓글0건

본문

지진지역에 원전을 집중 건설한 대한민국, 원전 건설지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free5293@kfem.or.kr)

 

지진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을 고르고 골라서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와 같은 위험시설을 건설하는 국가는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원전 사업 진흥에 목을 매는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제정신으로는 그런 짓을 저지를 리가 없다.

이번 경주 지진으로 인해 국민들은 지진의 공포를 절절하게 경험하였다. 또한 훗날 미래세대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비이성적인 국가, 산자부나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비정상적인 사고를 했던 집단이라는 평가를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원전 건설과 지진 발생의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지, 결과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진이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역을 선택해서 하나도 아닌 십여 개 이상의 원전을 건설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또 한 번 어이없는 수준의 국가가 되었는데,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말썽의 원인이다.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은 다수의 단층이 존재하고, 역사적 지진 기록이 다수 있어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커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이런 주장을 묵살하고 원전을 잔뜩 건설한 정부나 한수원 관계자들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굳이 편을 들자면 이들도 이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 차례의 강진 진앙지(1차 지진의 좌표 기상청 수정값 반영) ⓒ환경운동연합

세 차례의 강진 진앙지(1차 지진의 좌표 기상청 수정값 반영) ⓒ환경운동연합

원전 건설 사업자들에게 주요 기피 대상 지역인 활성단층이란 것은 3만 5000년 전 이내 1회, 또는 50만 년 전 이내 2회 활동이 있었던 단층을 말한다. 우리 생애는 물론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지역일 수도 있다. 원전 부지 선정의 원칙이 이런 정도이니 이번 경주 지진 가능성을 사전에 조금이나마 인지했다면 절대로 이 지역을 원전이나 방폐장 건설 지역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경주 지진은 원전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엄청난 사건으로 인식돼야 한다. 정부와 한수원의 일부 관계자들이 이번 지진의 규모가 5.8이었고 우리나라 원전의 내진 시설은 규모 6.5 지진에 대비한 것이어서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규모 6 정도의 지진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을 들을 때는 순간 손에 돌이 있으면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들의 주장을 곰곰이 따져 보면 이들은 원전 건설 당시부터 이 지역이 규모 6 전후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임을 알고도 건설을 추진했다는 말이고, 규모 6.5 이상의 지진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서 내진 시설도 딱 맞게 6.5 수준으로 했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랬다면 이들은 온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담보로 도박을 한 것이다. 원전 사업을 추진한 부서라고 해서 그 정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집단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이상 숫자 놀음과 말장난을 그만두고, 자기들이 무슨 끔찍한 짓을 했는지 엄중하게 인정해야 한다. 활성단층 정도가 아니라 시퍼렇게 살아 있는 지진 지역, 즉 위험한 금기 지역을 택해 원전을 건설했다는 사실 말이다.

경주 첫 지진발생 다음날인 13일 오전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핵발전소 폐쇄, 신규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지진 위험 지역에 있는 원전들은 빠른 시간 안에 폐쇄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답대로 살 수는 없다고 우긴다면, 일단 가동을 중단하고 정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에 재가동을 결정하는 것이 최소한의 대책이 될 것이다.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신규 원전 건설은 당연히 즉각 취소돼야 하고 원전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도 필요하다.

근본적 대책에는 동의하지 못해도 경주 지진 사태를 계기로 원전 안전의 근본적인 진단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미 대통령과 국무총리 지시 사항이기도 하다. 문제는 누가 무엇을 점검할 것인가인데, 한수원의 자체 점검으로는 어떤 신뢰도 얻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사태는 원전 마피아들이 원전 관련 행정과 사업을 독점한 것도 모자라 분리 원칙을 지켜야 할 안전 분야까지 모두 장악한 결과다. 원전 마피아들로부터 완벽하게 독립적인 범사회적인 기구를 통한 원전의 안전점검과 평가가 있어야 지진으로 인해 놀란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의 역할과 정부 최고위층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글은 9월 20일자 서울신문 열린세상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탈핵 목록

Total 53건 1 페이지
탈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원전 이제 그만 인기글 탁영진 06-07 944
공지 원전보다 안전! 인기글 시민참여팀 04-14 763
51 <에너지 진짜 뉴스-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왜 발생했나요?> 인기글 진주환경연합 04-27 480
50 폭염 재난은 원전 세일즈 기회?! 인기글 탁영진 08-06 323
49 탈원전 때문에 전력공급 불안하다?! 왜곡 주장 인기글 탁영진 08-06 328
48 탈핵진주시민행동 "지역 에너지 조례 제정" 등 다양한 제안 인기글 진주환경연합 06-01 386
47 다큐 [내일] 인기글 탁영진 12-01 456
46 신고리 5,6호기를 백지화 해야하는 진짜 이유 인기글 진주환경연합 08-22 512
45 고리1호기 폐쇄, 탈핵의 시대 열리다! 인기글 진주환경연합 06-20 1169
44 "핵 없는 나라 만들자" 탈핵진주시민행동 출범 인기글 진주환경연합 04-25 605
43 판도라는 영화인가? 현실인가? 인기글 탁영진 03-28 594
42 후쿠시마 핵참사 6주기, 암공포에 신음... 댓글1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3-10 572
41 핵폐기물 어떻게 할것인가?(양이원영) 인기글 탁영진 02-27 609
40 월성1호기 수명연장 취소판결! 그런데도 계속 가동중? 인기글 탁영진 02-27 589
39 석탄과 함께 사라지다 인기글 탁영진 02-17 547
38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무효소송, 승소 판결 환영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2-07 547
37 [한일국제심포지움] 원전은 고작 40년 가동, 주민의 삶은 100년이 지나도 되돌릴수없다 인기글 탁영진 02-07 985
36 밀양 송전탑 주민 잇단 유죄 "억울" 인기글 탁영진 02-07 448
35 [자료] 환경적폐 청산을 위하여 인기글 탁영진 02-02 378
34 일본산 방사능 수산물 정말 안심해도 되나요? 인기글 탁영진 02-01 705
33 [성명서] 월성원전 가동 즉각 중단하라! 인기글 탁영진 01-09 332
32 박근혜와 함께 청산해야할 과제-원전 인기글 탁영진 01-06 381
31 독일 2022년 원전 모두 폐쇄선언! 인기글 탁영진 10-19 756
30 지진 불안한데 또 신규원전? 인기글 탁영진 10-19 757
29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서명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10-06 570
28 국내 최대규모 지진, 핵 발전소 위험 인기글 탁영진 09-22 859
27 활성단층대에 심상치 않은 지진 계속 발생 인기글 탁영진 09-22 618
26 월성1호기 반복되는 고장사고 인기글 탁영진 09-22 439
25 20160705 원전밀집지 해역규모 5 지진 인기글 탁영진 09-22 397
열람중 지진지역에 원전 집중 건설한 대한민국 인기글 탁영진 09-22 612
23 서울시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 인기글 탁영진 08-23 500
22 주택용누진제 한시적개편, 대책이 될 수 없다 인기글 탁영진 08-23 382
21 당진, 석탄화력 신규 11,12호기 승인 무제한 보류 인기글 탁영진 08-10 694
20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소송 7번째 재판 인기글 탁영진 07-28 588
19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 인기글 탁영진 07-06 461
18 원전 밀집지 해역규모 5 지진발생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7-06 805
17 [논평] 신고리3호기 시운전 중 두번째 가동 중단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7-06 542
16 원자력안전위원 7명, 부울경의 미래를 책임질수있나 인기글 탁영진 06-30 819
15 독일 탈원전 선언 5년, 에너지혁명이 시작됐다 인기글 탁영진 06-14 794
14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문제점 인기글 탁영진 06-14 498
13 세계최대 핵발전 밀집, 신고리 5.6호기 건설반대 인기글 탁영진 06-07 1115
12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의 문제점 인기글 탁영진 05-18 1555
11 신고리5.6호기 반대하는 이유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5-13 1024
10 [자료] 동아시아 핵발전소 정책전망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4-16 624
9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전기와 수도를 끊었습니다 인기글 탁영진 04-16 704
8 [자료] 수명끝난 원전은 안전할 때 꺼야한다 인기글첨부파일 탁영진 04-16 547
7 [자료] 한국의 원전정책현황과 탈핵운동 인기글첨부파일 시민참여팀 04-16 1069
6 월성원전 주민 방사성물질 삼중수소 검출결과 발표 및 대책 요구 인기글 시민참여팀 04-16 754
5 [논평] 일본수산물 방사능 조사내용 공개와 WTO 제소 대응 민관합동기구 구성하라 인기글 탁영진 04-16 704
4 [논평] '전기요금 인하'는 특혜 누려온 대기업에게 또 특혜 주는 꼴 인기글 탁영진 04-16 515
3 [자료] 에너지시스템에의 도전 "문제와 과제" (양이원영) 인기글첨부파일 시민참여팀 04-14 505
2 다섯살 아이 몸속에 방사성물질, 언제까지 기준치만을 따질것인가? 인기글 시민참여팀 04-14 718
1 [전시회] 핵, 무감각학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핵맹전' 인기글 시민참여팀 04-14 574
게시물 검색

X 이메일 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KFEMJinju All rights reserved. 주소 : (52726) 경남 진주시 동진로 34, 7층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정문 앞 7층)
이메일 jinju@kfem.or.kr 전화 : 055) 747-3800 | 055) 746-8700 | 팩스 : 055) 747-588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