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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강 어류 생태조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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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영진 작성일18-07-24 18:31 조회8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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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어류생태조사 참여 후기 

                          - 김수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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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해 남강 어류 생태조사를 한다는 소식을 보고 매일 오가며 보는 남강의 속사정은 어떨지 궁금해 신청하게 되었다.

진주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나의 남강은 도심을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강가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주고 가을엔 유등축제가 열리는 낭만의 장소이자 논개가 일본장수를 안고 뛰어들었다는 역사의 현장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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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양호 부근을 시작으로 가슴장화를 신고 물속으로 발을 내딛으며 허벅지부근까지 들어가는데 수압으로 가슴장화가 압착되어 나의 다리를 조이는 느낌은 물의 깊이에 대한 두려움과 수온의 차가움과 함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켰다. 하지만 쪽대 안으로 들어온 물고기를 보는 순간 긴장감은 곧 환희로, 수온의 차가움은 시원함으로 바뀌게 되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건 강 밖에서 바라보았던 풍경과 강 안에 서서 바라보는 강의 모습은 너무나도 달랐다. 바짓단을 걷어 올려 개울물에 들어가 보는 것과도 색달랐다. 내가 그대로 자연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리들의 어설픈 쪽대질에 잡힌 물고기들은 치어들인데도 불구하고 성무성 대학생이 바로바로 이름을 알려 줄 때마다 감탄을 하였다. 그는 순천향대에 다니는 학생으로 어릴적부터 전국을 돌며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채집하며 기록을 하는 아마추어 생태연구자로 나중에 알고 보니 꽤 유명인사였다. 우리가 잡은 물고기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알려주고 납작하고 손바닥만한 케이지에 물과 함께 넣어 사이즈를 측정하고 무게를 잰 후에 다시 강으로 돌려보냈다.

잉어, 붕어, 피라미 등의 익숙한 물고기들도 있었고 흰줄납줄개, 납지리, 참쉬리, 누치, 참갈겨니, 끄리 등 나에겐 생소한 물고기들도 있었다. 안타까웠던건 두 번째 조사구역에서는 위에 언급된 물고기들은 잡히지 않고 토종물고기의 치어들까지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외래종인 블루길과 베스만 잡혔다. 뉴스에서나 들었던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게 되니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무성 학생의 설명은 간결했지만 목소리에서 안타까움을 넘어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물고기들까지 생각났는지 그동안 참아 왔던 분노까지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안타까움 속에서도 우리에게 희망의 기쁨을 선사해 준 물고기도 있었다. 세 번째 조사구역에서 멸종위기1급으로 분류된 얼룩세코미꾸리 한 마리가 잡힌 것이다.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심정마냥 우리는 환호했다. 그 환호속에서도 우리는 얼룩세코미꾸리가 잡힌 장소와 잡힌 사실을 당분간 함구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들었다. 어디에 사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는게 보호의 방법이기까지 하는 현실이 슬프기도 했고 지켜줘야 할 책임감과 비장함 또한 생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고 기억해야 겠다는 생각에 얼룩세코미꾸리의 모습은 그날 밤 나의 드로잉 일기로 남게 되었다.

 

이번 어류조사활동은 어릴 적 내 고향 하천에서 쪽대로 피라미 잡고 멱감던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사라져 가는 토종물고기들이 다시 살아나는 길이 뭘까 고민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좀 더 자연생태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자는 다짐도 해본다. 그래서 일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버려져 있는, 상태가 아주 좋은 쪽대 하나를 발견하고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집으로 가져왔다. 아마도 다음 2회차인 경호강 어류생태조사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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